[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51-외우다, 냄새, 되풀이하다, 쌓다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 도움] /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은 4283해(1950년) 만든 ‘과학공부 4-2’의 106, 107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106쪽 둘째 줄에 ‘배우지를 못한다’가 보입니다. 벌이나 개미가 ‘교육을 받지 못 한다’는 것을 이렇게 나타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셋째 줄에 ‘집을 외우고’에서 ‘외우다’는 ‘암기하다’, ‘기억하다’말이 아니라서 좋습니다. 이어서 나오는 ‘냄새’도 어려운 말을 쓰려고 했다면 ‘체취’라는 말을 쓸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넷째 줄과 다섯째 줄에 이어 나오는 ‘식구를 알며, 집을 짓고, 먹을 것을 찾아가, 그것을 가져다 살아가고 있다.’와 여섯째 줄부터 열째 줄에 나오는 “우리가 나면서부터 눈으로 볼 수 있고 젖을 빨 수 있는 것과 같이 나면서부터 아는 것이다. 우리가 눈으로 보는 것이나 젖을 빠는 것은 배우지 않아도 안다.”는 쉬운 말로만 풀이를 한 좋은 보기라고 생각합니다. 이어서 나오는 “그뿐만 아니라 그들에게는 더 좀 잘 살아 보려고 하는 생각이 없다.”도 그래서 더 반가운 월입니다. 열셋째 줄에 나오는 ‘살림살이’는 앞에서 본 토박이말이고 ‘되풀이하고’는 ‘반복하고’를 갈음할 수 있는 토박이말입니다. 열일곱째 줄에 나오는 ‘쌓고’는 ‘축적하고’가 아니라서 좋고 마지막 줄과 107쪽 첫째 줄에 이어서 나오는 ‘만들려고 쉬지 않고 애 써 왔다’는 ‘만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 왔다’가 아니라서 좋습니다. 107쪽 둘째 줄에 ‘내려오는’은 ‘전해오는’을 갈음할 수 있는 토박이말이고 이어서 나오는 ‘더 좋게 고치기도’는 ‘개선하기도’를 갈음할 수 있는 쉬운 토박이말입니다. 넷째 줄과 다섯째 줄에 걸쳐 나오는 ‘한 걸을 한 걸음 진보하여’는 ‘한 걸음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라고 했으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덟째 줄에 나오는 ‘할 일’은 ‘과제’를 갈음할 수 있는 말이고 아홉째 줄에 나오는 ‘살림 버릇’은 ‘생활 습관’을 갈음할 수 있는 말이며. 열한째 줄에 있는 ‘될 수 있는 대로’는 ‘가능한 한’을 갈음할 수 있는 말입니다. 열셋째 줄에 있는 ‘모듬살이’는 앞서 ‘사회생활’을 갈음할 수 있는 말이라 했던 말입니다. 오늘은 낱말보다는 쉽게 풀이를 한 월을 더 많이 보았습니다. 낱말뿐만 아니라 쉬운 월로 쓴 배움책을 만드는 데 좋은 보기가 될 거라 믿습니다. 이런 옛배움책으로 보며 앞으로 우리 아이들이 볼 배움책을 쉽게 만드는 일을 서둘러야겠다는 생각에 마음이 바빠집니다. 4351해 들가을달 열닷새 삿날(2018년 8월 15일 수요일) ㅂㄷㅁㅈㄱ. 사)토박이말바라기 들기 ※ 이 글은 앞서 경남신문에 실었는데 더 많은 분들과 나누려고 다시 싣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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