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박이말 맛보기]오그랑장사 /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오그랑장사
[뜻]들인 밑천만 먹어 들어가는 장사. 밑지는 장사=옥장사
[보기월]이런 걸 보면 그 동안 제가 해 온 일이 오그랑장사는 아니었나 봅니다.
지난 닷날(금요일)에는 일이 있어서 저녁을 먹고 다시 배곳(학교)에 갔었습니다. 어머니들을 모시고 길잡이도 해 드리고 도움을 바라는 말씀도 하는 자리였습니다. 아침에 남들보다 일찍 나와야 되는 일인데도 빠짐없이 나오는 아이들, 그리고 그 아이들을 챙기시는 어머니들, 그리고 가르쳐 주시는 선생님들 모두가 대단해 보였습니다. 그렇게 갈고 닦은 솜씨로 멋진 소리꽃을 피워 들려 주기에 더 크게 손뼉을 쳐 드렸습니다.
엿날 저녁에는 시골집에 갔습니다. 해가 지기 앞에 집에 가려고 서두른 보람이 있어서 어두워지지 않아서 집에 닿았습니다. 집앞 들살이마당(야영장)에는 들살이를 온 사람들이 저녁을 챙기는 게 보였습니다. 살짝 덥다는 느낌이 드는 날 선선한 바람이 불어 오는 냇가에서 들살이를 하는 게 보기 좋았습니다.
저녁을 먹고 설거지를 하는데 밖에서 누군가 부르는 소리가 나서 가보니 이웃에서 밥집을 하는 분들이었습니다. 닭죽이 남아서 드시라고 가져 왔다며 건네 주고 갔습니다. 고맙다는 말을 하긴 했지만 아버지께 여느 날 어르신 혼자 산다고 그렇게 자주 먹거리를 챙겨다 주곤 한다는 말씀을 들으니 더 고마웠습니다. 그 따뜻한 마음과 사람 내음 나는 이야기를 많은 분들께 널리 알려 드리고 싶습니다. 다음에는 찾아 뵙고 고마운 마음과 함께 절을 드려야겠다고 다짐을 했습니다.
밝날(일요일)에는 '토박이말날 맞히기 선물 잔치'에 함께해 준 분들 가운데 선물을 받을 분들을 뽑았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모든 분들께 선물을 드리고 싶었지만 그럴 수가 없어서 아쉬웠습니다. 선물을 받게 되신 스무 분들께 기쁜 마음을 담아 크게 손뼉을 쳐 드립니다.
이것으로 토박이말날과 아랑곳한 일은 끝이 났습니다. 지난 이레 여러 가지 일을 하면서 토박이말날뿐만 아니라 토박이말바라기가 하는 일을 널리 많은 분들께 알릴 수 있어 보람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방송을 듣고 여러분들께서 좋은 말씀을 해 주셔서 더 기운도 났습니다. 이런 걸 보면 그 동안 제가 해 온 일이 오그랑장사는 아니었나 봅니다.^^ 앞으로 더 힘을 내서 토박이말 살리는 일을 널리 널리 알려 나가야겠습니다.
- 사실 해마다 농사를 짓는대야 도조 치르고 구실을 치르고 나면 농사지은 빚은 도리어 물어넣어야 하는 오그랑장사였다.(이기영, 서화)
4351해 무지개달 스무사흘 한날(2018년 4월 23일 월요일) ㅂㄷㅁㅈㄱ
사)토박이말바라기 들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