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45-넣어 두다, 가지, 흰물, 몸빛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 도움 /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은 4283해(1950년) 만든 ‘과학공부 4-2’의 94, 95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94쪽 둘째 줄에 ‘넣어 두었는가?’가 보입니다. 요즘 배움책에서는 ‘저장하다’를 쓰기 때문에 ‘저장해 두었는가?’라고 했을지 모를 말입니다. 이렇게 아이들 눈높이에 맞는 쉬운 말을 골라 쓴 것이 참 좋습니다. 여덟째 줄에 ‘가지’가 나옵니다. 요즘 배움책에서는 ‘종류’라는 말을 썼지 싶습니다. 말모이(사전)에 찾아보면 ‘종류’의 비슷한 말이 ‘가지’라고 풀이를 해 놓았습니다. 그러니 앞으로는 배움책을 만드는 분들이 ‘종류’를 써야 할 때 ‘가지’를 썼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 아래쪽에 세 가지 벌이 나오는데 벌이름이 ‘여왕벌’, ‘숫벌’, ‘일벌’입니다. ‘숫벌’을 요즘 대중말(표준어)로는 ‘수벌’이라고 합니다. ‘일벌’은 말 그대로 ‘일하는 벌’이니 그 뜻을 바로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여왕벌’을 왜 ‘여왕벌’이라고 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95쪽에 “여왕벌은 한 벌통의 어머니이다.”라는 풀이를 해 놓았으니 ‘어미벌’이라고 하는 것이 더 알기 쉬울 듯한데 말입니다. 95쪽 열한째 줄에 ‘유모벌이 입에서 흰물을 내어서...’라는 말이 있습니다. 아마도 거의 모든 사람들이 이게 무엇을 나타내는 말인지 모를 것입니다. 다들 ‘로얄젤리’로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배우는 아이들에게 ‘흰물’이 훨씬 쉬운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다음 다른 나라에서는 ‘로얄젤리’라고도 한다는 것을 알려 주면 될 것입니다. 95쪽 밑에서 둘째 줄에 ‘몸빛’라는 말이 보입니다. 한자를 배워 아시는 분들은 ‘체색’이라는 말을 아시겠지만 아이들에게는 ‘몸빛’이 알맞은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인슈타인이 ‘꿀벌이 사라지면 우리 사람도 사라지게 될 것이다’라는 말을 남겼다는 것은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꿀벌이 우리가 먹는 먹거리 1/3의 열매 맺기에 도움을 주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값진 구실을 하는 벌도 배워 알고 잘 살도록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쉬운 배움책 만들기’ 이제 더 미루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이 글을 보시는 여러분들께서 우리 아이들이 배울 배움책을 쉽게 만드는 일에 힘과 슬기를 보태주시면 고맙겠습니다. 4351해 온여름달 스무이레 삿날(2018년 6월 27일 수요일) ㅂㄷㅁㅈㄱ. 사)토박이말바라기 들기 *이 글은 앞서 경남신문에 실은 글인데 더 많은 분들과 나누려고 다시 싣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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