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35 *시골, 까닭, 고기잡이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 도움 /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은 4283해(1950년) 만든 ‘과학공부 4-2’의 72, 73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72쪽 셋째 줄에 ‘시골’이 보입니다. 요즘은 ‘지방’, ‘촌’, ‘고향’과 같은 뜻으로 두루 많이 쓰고 있는 말입니다. 그런데 이 말의 말밑을 두고 여러 사람들이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합니다. ‘시’를 ‘새’로 보기도 하고 ‘고을’을 ‘마을’을 뜻하는 말로 보고 ‘시골’을 ‘새마을’로 보기도 합니다.
하지만 ‘내’와 ‘시내’를 놓고 보면 ‘시내’는 본디 ‘실내’에서 온 걸로 보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래서 저는 ‘시’를 ‘실’로 보는 게 낫다고 생각합니다. ‘실’은 아시다시피 ‘작다’는 뜻을 갖고 있으니 말입니다. ‘골’은 ‘고을’을 줄인 말이고 보면 ‘시골’은 ‘실골’이고 ‘작은 마을’이라는 뜻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다음 72쪽 여덟째 줄에 “무슨 까닭으로 사람은 이렇게 모여서 살가?”가 보입니다. 요즘은 ‘까닭’이라는 말보다는 ‘이유’ 또는 ‘원인’라는 말을 많이 보게 됩니다. 그래서 이런 월(문장)이 더 낯설기도 하고 새롭게 보입니다. 그리고 저는 이렇게 하는 것이 더 쉽게 느껴져 좋습니다.
73쪽 다섯째 줄에 ‘고기잡이’가 있습니다. ‘어부’라는 말에 밀려 요즘 배움책에서는 좀처럼 보기 어려운 말인데 옛배움책이니 볼 수가 있습니다. ‘어부’를 영어로는 무엇인지 잘 알지만 토박이말로 ‘고기잡이’인줄 모르는 우리 아이들입니다.
엊그제 우리나라 모든 사람들이 영어를 잘하게 되기를 바라며 밝날(일요일)마다 영어 배우는 꼭지를 새로 마련했다는 풀그림(프로그램)을 들었습니다. 이런 가운데에도 제 이야기에 귀 기울여 주시고 토박이말을 챙기자는 분들이 늘고 있어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겠습니다. 4351해 온봄달 스무하루 삿날(2018년 3월 21일) ㅂㄷㅁㅈㄱ. *이 글은 앞서 경남신문에 실었는데 더 많은 분들과 나누려고 다시 싣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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