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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박이말 맛보기]열구름 /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열구름
[뜻]지나가는 구름
[보기월]그 열구름 뒤를 이어 온 구름이 눈을 싣고 왔나 봅니다.
뜻밖에 내린 눈과 꽃샘추위 이야기가 온 나라를 덮고도 남았습니다.
그제 저녁 마실을 나갔을 때만 해도 구름이 끼어 있기는 했지만 곧 비가 올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저 멀리 하늘 구석에는 옅은 열구름이 지나가기도 했으니까요. 그 열구름 뒤를 이어 온 구름이 눈을 싣고 왔나 봅니다. 다른 분의 말씀에 따르면 제가 들어온 때 뒤부터 진눈깨비가 내리기 비롯했다고 하니 말입니다.
그 진눈깨비가 높은 곳에는 눈이 되어 내렸고 그것이 쌓여 때아닌 눈꽃을 피운 거죠. 참일 어제는 온봄달 온봄날이라는 '춘분'이었는데 눈이 왔으니 깜짝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배곳 둘레에 핀 노란 개나리가 하얀 눈을 덮고 떨고 있는 것 같아 마음이 아팠습니다.
말 그대로 꽃이 피는 것을 시샘하는 '꽃샘추위' 맛을 제대로 보여 주는 바람에 많은 사람들 입에서 춥다는 말이 나왔습니다. 저도 그 많은 사람 가운데 한 사람이었지요. 아이들은 오랜만에 본 눈이 반가워서 밖에 나가 눈싸움을 하며 눈 오는 것을 즐기는 게 보기 좋았습니다.
저절로 옷깃을 여미게 하는 '소소리바람'까지 불어서 봄에 쓸 수 있는 제철 토박이말을 쓸 수 있게 해 준 날씨한테 고맙다는 말을 해 주고 싶습니다. ^^
오늘 아침에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파란 하늘이 보입니다만 그래도 날씨는 쌀쌀합니다. 어제까지 온 눈과 비가 헤어짐이 아쉬운 겨울이 흘린 눈물이라 생각하면 참으로 올해는 마지막 추위일 듯합니다.
4351해 온봄달 스무이틀 낫날(2108년 3월 22일 목요일) ㅂㄷㅁㅈㄱ.
사)토박이말바라기 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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