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박이말 맛보기]염통 /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염통 [뜻]'심장'을 뜻하는 토박이말 [보기월]"손톱 밑에 가시 드는 줄은 알아도 염통 밑에 쉬 스는 줄은 모른다."는 말이 떠올랐습니다. 그제 일이 있어서 서울에 다녀왔습니다. 가장 무게를 둔 일은 토박이말날을 널리 알리는 것이었습니다. 광화문 널마당(광장)에 서서 무지개달 열사흘(4월 13일)이 토박이말날이라는 것을 알렸습니다. 그냥 지나치는 사람이 많았지만 저를 찍고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이고 가는 분도 있어 봄볕을 쬐며 서 있는 보람이 있었습니다. 박용규 교수님께서 제가 서울에 와서 이런 일을 한다는 것을 둘레 사람들께 알려 뉴스페이퍼 육준수 적음이(기자) 님이 오셔서 제 이야기를 들어 주셨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마음 쓰지 않는 이야기를 들어 주시고 고개 끄덕여 주셔서 참 고마웠습니다. 그 일뿐만 아니라 박 교수님은 제 옆에서 함께 널알림감(홍보물)을 들고 봄볕 쬐는 일도 마다하지 않으셨고 기운을 내서 얼른 토박이말 말모이(사전)을 만들라며 맛있는 낮밥(점심)도 사 주셔서 절로 고맙다는 말이 자꾸 나왔습니다. 하지만 오가면서 본 우리말과 글을 밀어낸 가게와 일터 이름들이 저를 슬프게 했습니다. 그걸 보며 "손톱 밑에 가시 드는 줄은 알아도 염통 밑에 쉬 스는 줄은 모른다."는 말이 떠올랐습니다. 먹고 사는 게 바빠서 우리말과 글이 쪼그라드는 것을 모른 채 살아가고 있으니 말입니다.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사는 서울이라는 곳에서 토박이말을 살려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 하는 사람을 만나기가 어렵다는 것도 안타까웠습니다.
뒤낮에는 카카오에서 '같이가치' 일을 맡고 계신 임희원 님을 만나 '토박이말바라기'와 '토박이말'을 더욱 널리 알릴 수를 찾는 데 도움이 되는 말씀을 많이 듣고 왔습니다. 앞으로 모람(회원)들과 머리를 맞대고 사람들 마음을 움직일 거리를 마련해 보아야겠습니다. 마치고 돌아오는 길, 제가 있는 곳에서 멀리 계신 분들께는 못 뵙고 간다는 기별을 드리고 (사)토박이말바라기 슬기빛(고문)이신 고영회 회장님을 뵙고 여러 가지 뜻깊은 이야기를 나누고 왔습니다. 반갑게 맞아 주시고 좋은 분과 함께 맛있는 저녁까지 사 주셨답니다.^^ 새벽부터 날이 바뀌어 다시 새벽이 될 때까지 이어진 서울 걸음은 몸이 힘든 만큼 얻은 게 많아 마음이 뿌듯했습니다. 이렇게 서울에 뿌린 토박이말 씨앗들이 뿌리를 내리고 새롭게 싹을 틔우게 더욱 힘껏 일해야겠습니다. -기어이 적을 이기고야 말겠다는 장한 의기가 맥맥이 혈관을 돌아 퍼져서 다시 염통 속에서 불끈불끈 솟구쳐 뛴다.(박종화, 임진왜란) 4351해 무지개달 열이틀 낫날(2018년 4월 12일 목요일) ㅂㄷㅁㅈㄱ. 사)토박이말바라기 들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