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박이말 맛보기]오긋하다 /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오긋하다
[뜻]안으로 조금 오그라진 듯하다.
[보기월]손이 닿지 않아서 오긋한 막대를 가지고 해 보았지만 짧았습니다.
그제 저녁에 저를 만나러 서울에서 오신 한별 김덕영 선생님을 뵙고 기운을 많이 얻었습니다. 오랫동안 우리말과 글을 살리는 일을 해 오셨고 또 앞으로 토박이말 살리는 데 힘과 슬기를 보태주시겠다는 말씀에 고맙다는 말이 절로 나왔습니다. 거문고, 가얏고, 젓대, 피리의 말밑 풀이에 사시는 마을 자랑까지 해 주셔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잠자리를 마련해 드렸어야 했는데 하는 생각이 들어서 가신 뒤에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어제는 티비엔경남교통방송에 다녀왔습니다. 새로 마련한 풀그림(프로그램)에 '토박이말바라기' 라는 꼭지가 있어 토박이말을 맛보여 드리는 이야기를 하고 왔습니다. 삶과 멀어져 낯설고 어렵게 느끼는 토박이말을 우리 삶 속으로 데리고 오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앞으로 삿날(수요일)마다 제 이야기를 넓은 마음으로 들어 주시는 분들이 많으면 참 좋겠습니다.
기쁜 일이 한 가지 더 있었습니다. 클래스카드에서 만든 토박이말 놀배움 꾸러미를 샘스토리와 함께 널리 알리는 일을 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클래스카드, 샘스토리, 토박이말바라기가 토박이말 살리는 일에 울력하기로 입다짐도 했습니다. 글다짐을 언제 어떻게 할지는 슬기를 모아서 할 것입니다. 그 날이 올 때까지 설레며 보낼 생각을 하니 짜장 기분이 좋습니다.
저녁에는 안친 일을 몇 가지 했습니다. 일을 하다가 일감이 책상 밑으로 떨어졌습니다. 손이 닿지 않아서 오긋한 막대를 가지고 해 보았지만 짧았습니다. 끝내 쇠옷걸이를 풀어 고리를 만들어서 꺼낼 수 있었습니다. 연장을 만들어 써서 뭔가를 했다는 게 제 스스로 생각해도 뿌듯했습니다.^^
-조그맣게 그려진 입이 오긋하니 둥근 주걱턱과 어울렸다.(고려대 한국어대사전)
-늙은이는 눈을 오긋하게 뜨고 노려보고 있었다.(송기숙, 녹두장군)
4351해 무지개달 스무엿새 낫날(2018년 4월 26일 목요일) ㅂㄷㅁㅈㄱ.
사)토박이말바라기 들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