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박이말 맛보기]오지랖 /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오지랖 [뜻]웃옷이나 윗도리에 입는 겉옷의 앞자락 [보기월] 제가 좀 오지랖이 넓었으면 아마도 그렇게 가시게 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지난 엿날(토요일) 아침에 김수업 스승님께서 돌아가셨다는 슬픈 기별을 받았습니다. 마른 하늘에 날벼락 같은 기별을 받고 한 동안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앞이 캄캄하였습니다. 지난 두날(화요일) 가 뵈었을 때 기운이 없어 말도 못하시긴 했지만 그렇게 얼른 가실 줄은 몰랐습니다. 그날은 앞서 한국시조문학관(관장 김정희)과 토박이말바라기가 울력다짐을 할 때 한국시조문학관 한 켠을 토박이말바라기 일터로 내어 주시기로 입다짐을 했었는데 그곳 갈무리를 하기로 한 날이었습니다. 스승님께서 몸이 좋지 않으시다 하셨지만 저는 이겨 내실 거라 믿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몸이 좋아지시면 새로운 일터에 모시고 와서 보여 드리려고 했는데 끝내 그럴 수는 없게 되어버렸습니다. 토박이말바라기가 나아가야 할 길을 밝혀 주시던 빛과 같은 분이 이제 안 계신다고 생각하니 참으로 슬펐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해나가야 할 것인지 걱정도 앞섰습니다. 모람(회원)들께 슬픈 기별을 드리고 일터 갈무리를 마친 뒤 스승님 가시는 마지막 길, 배웅을 해 드리러 갔습니다. 환하게 웃고 있는 모습을 담은 찍그림이 마치 저를 보고 웃고 계신 것 같았습니다. 절을 올리고 부디 아픔 없는 곳에서 고이 쉬시길 비손해 드렸습니다. 못 뵌 동안 많이 아프신 가운데도 많은 일들을 하셨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제가 좀 오지랖이 넓었으면 아마도 그렇게 가시게 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몸에 좋은 것도 챙겨 드리고 가시기 앞서 갈무리하셔야 할 것들도 도와 드리고 했어야 합니다. 그런데 나으면 보자고 하시던 스승님 말만 믿고 기다렸던 제가 미웠습니다. 이제 뵐 수도 없고 좋은 말씀을 들을 수 없어 슬프지만 하늘에서 토박이말바라기가 잘 되도록 보살펴 주실 거라 믿습니다. 남아 있는 모람들이 힘과 슬기를 모아 못다하신 일들 하나씩 이루어 내도록 해야겠습니다. 오지랖은 위와 같은 뜻인데 '오지랖(이) 넒다'는 '쓸데없이(주제넘게) 아무 일에나 참견하다'는 뜻으로 쓰며 다음과 같은 보기들이 있습니다. -난데없이 한 사내놈이 나타나 내 오지랖을 움켜쥐며 노려보는 것이 아니겠소?(고려대 한국어대사전) -오지랖을 여미다.(표준국어대사전) -서희는 오지랖을 걷고 아이에게 젖을 물린다.(박경리, 토지) 4351해 온여름달 스무닷새 한날(2018년 6월 25일 월요일) ㅂㄷㅁㅈㄱ. 사)토박이말바라기 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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