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박이말 맛보기]온이 /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온이
[뜻]모두 다=전체, 전부, 완전
[보기]갖고 싶은 것, 하고 싶은 일을 온이 다 갖거나 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아가는 게 어른이 되는 것일지 모르겠습니다.
더위 이야기가 곳곳에 넘쳐 납니다. 이를 닦으면서도 땀을 흘렸다는 우스갯소리를 했더니 숨만 쉬는데도 땀이 난다는 말로 더 웃겨 주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땀이 헤픈 저로서는 참으로 견디기 쉽지 않은 날씨입니다.
그래서 땀으로 옷이 젖으면 바로 눈에 띄는 옷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런 옷이 많지 않다는 게 저에게는 슬픔이기도 합니다. 땀이든 물이든 젖은 옷감이 바로 말라서 좋다는 널알림이 제 눈과 귀를 쏠리게 합니다.
지난 닷날(금요일) 불볕 속에서 여러 사람이 땀을 흘리며 밑그림을 그려 놓은 옛놀이마당이 예쁘게 바뀌어 있는 것을 보고 참 기분이 좋았습니다. 게다가 그곳에서 즐겁게 노는 아이들을 보니 더 기뻤습니다. 그렇게 그어 놓은 줄 몇 줄이 아이들을 즐겁게 해 주는데 좀 더 일찍 많이 해 줄 걸 하는 마음도 들었습니다.
갖고 싶은 것, 하고 싶은 일을 온이 다 갖거나 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아가는 게 어른이 되는 것일지 모르겠습니다. 갖고 싶은 것을 다 갖게 해 주지 못해서 마음 아파하는 어버이들이 있긴 합니다. 하고 싶다고 다 할 수도 없고 갖고 싶다고 다 가질 수 없다는 것을 알고 그것에 넉넉함을 느끼는 아이가 오히려 고마울 것입니다.
덥다면서 찬바람틀(에어컨)을 빵빵하게 틀어 놓고 문을 열어 둔다든지, 아무도 없는 빈 곳에 찬바람틀은 말할 것도 없고 불까지 켜 놓는다면 어떨까요? 불볕더위 때문에 시원한 곳을 찾는 만큼 저마다 누리고 사는 것에 고마움을 느끼며 지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 말은 '전부', '전체'라는 말을 써야 할 때 떠올려 쓰면 좋을 말입니다.
4351해 더위달 열이레 두날(2018년 7월 17일 화요일) ㅂㄷㅁㅈ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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